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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과정을 남기는 일.

고객에게 보낼 답변 초안을 AI가 몇 초 만에 만든다. 신입은 표현을 조금 고쳐 전송한다. 처리 시간은 줄었다. 하지만 다음번에 요구가 다른 고객을 만나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도 알게 됐을까?

1부는 신입이 맡던 업무가 줄 때 경험을 쌓는 입구도 좁아질 수 있다고 질문했다. 그렇다고 과거의 잡무를 되살리자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서를 손으로 작성했는지가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고 선택을 해 볼 기회가 있었는지다.

AI가 그 기회를 돕는 경우도 있다. Brynjolfsson·Li·Raymond의 NBER 연구는 고객지원 현장에서 AI 지원의 생산성 효과가 경험이 적고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에게 특히 컸다고 보고한다. 저자들은 학습 가능성도 제시한다. 다만 특정 고객지원 현장의 결과이며, 모든 직무의 장기적 숙련을 보장하는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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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답을 받기 전에, 자신의 이유를 내놓는다.

가령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업무를 생각해 보자. 아래는 실제 기업의 검증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습 과정을 보존하기 위한 운영 예시다.

신입은 AI의 초안을 보기 전에 고객이 불편해하는 점과 확인할 사실, 가능한 대응을 짧게 적는다.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이해했고 무엇을 놓쳤는지 드러내는 과정이다.

그다음 AI의 제안과 비교한다. 더 좋은 표현을 그대로 가져오는 데서 끝내지 않고, 어떤 사실이 추가됐는지, 근거 없는 약속은 없는지, 왜 그 대안을 선택했는지 설명한다. 선임은 결과물 전체를 다시 쓰기보다 판단이 갈린 지점을 짚어 준다.

시간이 더 들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업무를 교육 과제로 바꾸자는 제안은 아니다. 실수가 미치는 영향이 작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실제 업무 몇 가지부터 시도할 수 있다. 비용을 아끼는 자동화와 사람을 키우는 과제는 목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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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맡기되, 결과까지 보게 한다.

판단을 연습한다고 해서 초보자에게 큰 위험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선임에게 올려야 하는지, 누가 최종 승인을 하는지 먼저 정해야 한다. 법률·안전·개인정보와 관련된 결정에는 별도의 통제가 필요하다.

고객에게 실제로 답변을 보낸 뒤에도 배움은 남는다. 문제가 해결됐는지, 같은 불만이 다시 들어왔는지, 처음의 판단 중 무엇이 틀렸는지 함께 확인한다. 문서를 제출하는 데서 끝나는 경험과 결과를 보는 경험은 다르다.

평가도 작성한 초안의 수만으로 끝낼 수 없다. 새로운 상황에서 필요한 사실을 찾는가. AI가 만든 오류를 근거와 함께 지적하는가. 자신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를 알아보고 도움을 요청하는가. 이런 질문은 점검의 출발점이지 검증된 평가 척도는 아니다.

선임의 검토 시간과 재작업 비용도 함께 기록해야 한다. 신입에게 배울 기회를 주겠다는 말만 하고 지도할 시간을 배정하지 않으면, 그 부담은 동료에게 넘어간다. 기업이 당장의 처리량만 요구한다면 학습은 다시 뒤로 밀릴 것이다.

2027년의 신입에게 필요한 것은 끝없는 초안 작성도, AI 답변을 옮기는 역할도 아니다. 작지만 실제인 문제를 맡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고, 결과를 확인할 기회다. AI를 얼마나 사용하는가보다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작업은 줄일 수 있다. 처음 판단해 볼 기회까지 줄일 필요는 없다.

이 글의 범위와 한계

업무 설계와 평가 질문은 저자의 제안이며 효과가 검증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용 연구는 고객지원 현장의 AI 지원을 다룬다. 이 글이 한국 기업의 채용 확대나 장기 숙련 향상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2027년은 준비를 위한 전망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