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경량화는 해고보다 먼저 시작된다.
AI 전환의 첫 번째 징후는 대개 새로운 도구로 나타난다. 그러나 더 깊은 변화는 그다음에 온다. 업무 전달 단계가 줄고, 제작 주기가 짧아지며, 한 명의 관리자가 담당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정보를 모으고 형식을 맞춰 전달하는 역할에 대한 조직의 인내심도 빠르게 줄어든다. 공식적인 인원 변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조직은 이미 가벼워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논의를 “AI가 일자리를 빼앗는가”라는 질문에만 가둘 수 없다. AI는 업무의 단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조사, 보고, 초안 작성, 변형 제작, 일정 조율이 한 사람이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 안으로 압축된다. 조직도는 한동안 그대로일 수 있지만, 그 안의 여러 단계를 정당화했던 논리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The Diary of a CEO는 전환의 두 얼굴을 함께 보여 준다.
The Diary of a CEO에서 전 구글 X 임원 모 가댓은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일부 산업에서 상당한 일자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요슈아 벤지오 역시 일자리 대체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고도화된 AI를 통제하는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확정된 고용 통계가 아니라 전문가의 전망과 경고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가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얼마나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지는 분명하다.
더 흥미로운 신호는 해당 콘텐츠를 만드는 조직 주변에서 발견된다. Flight Story의 공동창업자 조지 홀트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사내 AI 경진대회를 통해 48개의 도구를 만들고, 자체 추산 6만2천 시간의 효율을 확보했으며, 새롭게 생긴 여력을 다른 영역에 재투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다. AI가 하나의 독립된 도구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의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조직의 경량화는 해고보다 먼저 시작된다.
먼저 사라지는 것은 업무와 업무 사이의 일이다.
AI가 조직을 바꾸기 위해 하나의 직업 전체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 주간 보고서를 조립하고, 하나의 형식을 다른 형식으로 바꾸고, 첫 번째 초안을 준비하고,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수정 과정을 조율하며, 채널별 변형을 만드는 주변 업무의 상당 부분만 흡수해도 조직 구조는 달라진다.
이런 활동이 줄어들면 전문 인력은 더 적은 중간 단계를 거쳐 움직일 수 있다. 관리자는 더 넓은 시스템을 감독하고, 작은 집단은 과거의 큰 부서가 만들던 규모의 결과물을 생산한다. 이것이 조직 경량화다. 의도와 실행 사이의 마찰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정보와 맥락과 반론을 전달하던 단계가 사라진다면, 그 기능은 이제 어디에 남아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