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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림을 만든다고, 디자인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제품은 완성됐다. 가격도 정했다. 판매 일정까지 잡았다. 그제야 디자인에 요청한다. “보기 좋게 만들어 주세요.” 이 순서에서 디자인이 바꿀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무엇을 누구를 위해 만들지, 어떤 경험을 약속할지는 이미 결정됐기 때문이다.

AI로 이미지와 표현의 대안을 만드는 환경을 생각해 보자. 결과물을 더 빨리 만드는 데만 디자인의 역할을 두면, 기업은 제작 속도만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을 만들지 잘못 정했다면 더 많은 표현이 그 결정을 고쳐 주지는 않는다. 이는 AI의 경제적 효과를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이 글의 문제 제기다.

02

문제는 아트워크가 아니라, 그것만 요구하는 구조다.

형태와 색, 이미지와 타이포그래피는 중요하다. 아트워크는 디자인에 포함된다. 그러나 디자인 전체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디자이너를 컴퓨터로 그림을 만드는 사람으로만 보면, 디자인은 이미 내려진 결정을 꾸미는 역할에 갇힌다.

R&D는 기능과 기술을 개발했다. 생산팀은 원가와 납기를 맞췄다. 영업팀은 판매 조건을 정했다. 마케팅팀은 외부에서 받은 시장·소비자 분석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만들었다. 각 부서는 자기 일을 끝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으로 이어지는지는 누가 살펴봤는가? 한국 기업 전체의 실태를 조사한 문장이 아니라, 이 글이 문제 삼는 조직을 가정한 장면이다.

고객은 부서별로 회사를 경험하지 않는다. 설명을 읽고, 제품을 사용하고, 막히면 도움을 요청한다. 쉽다고 광고했지만 사용하기 어렵고, 친절하게 판매했지만 반품은 복잡하다면 각 부서의 성과표만으로 그 간극을 설명할 수 없다.

03

디자인은 컨덕터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을, 누구를 위해 만들지 묻는 시작부터 고객의 손에 닿고 실제로 사용되는 순간까지. 디자인은 전체 경험을 연결하는 컨덕터 역할을 해야 한다.

컨덕터는 모든 악기를 대신 연주하지 않는다. 디자인도 R&D·생산·연구·영업·마케팅의 전문성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른 부서의 선택이 고객에게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한다. 조율을 요구한다면 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할 자리도 필요하다.

2025년 영국 정부의 공공디자인 문헌검토는 다양한 지식·관점·제약을 통합하는 디자인의 역할을 설명한다. 공공부문 자료이므로 기업에서 같은 성과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글의 “컨덕터”는 그 연결 역할을 기업의 고객 경험에 적용하자는 저자의 제안이지, 디자이너가 모든 부서를 지휘해야 한다는 연구 결론은 아니다. [3]

04

한국과 해외의 공식 접근은 무엇을 말하는가?

비교 대상공식 자료에서 설명하는 역할연결되는 지점
한국 · 삼성전자 [5]고객 관점의 해결안을 검증·개선하고 조직별 목표를 넘어 고객 경험 혁신을 공동 목표로 제시한다.조직을 연결하는 접근
영국 · Design Council [6]발견·정의·개발·실행을 통해 문제 이해부터 공동 개발과 시험·개선을 다룬다.문제 정의부터 참여
미국 기반 · DMI [7]디자인을 혁신·기술·경영·고객과 연결하며 운영 관리부터 전략적 활용까지 다룬다.사업 결정과 조직 운영
국제 · WDO [8]산업디자인을 제품·시스템·서비스·경험을 개선하는 학제적·전략적 문제 해결로 정의한다.전문 분야와 이해관계의 연결

기업의 공식 설명과 기관의 정의를 비교한 표다. 국가별 우열이나 실제 실행 수준을 입증하지 않는다. 산업디자인과 일반 디자인경영의 정의를 저자가 제안하는 BDM과 동일한 개념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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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어디까지 참여했는가?

사례·자료 시점공식 자료에서 확인되는 활동디자인의 참여 범위
한국 · 삼성 에어드레서 / 2021년 [9]설치·가족별 사용·의류 관리 조사, 글로벌 사용자 6,000명의 경험 분석, 기획 단계 UI·GUI 협업과 사용성 시험, 출시 이후 불편 분석을 설명한다.생활 맥락 → 기능·정보 → 사용 → 개선
한국 · 현대차그룹 UX Studio Seoul / 2025년 [10]고객 참여 연구와 시뮬레이션으로 UX 개념을 검증하고, 고객 인사이트를 차량 설계·개발에 반영하는 구조를 발표했다.고객 참여 → 검증 → 개발 반영
미국·인도 · IBM·SBI YONO / 과거 사례 [11]디자이너·아키텍트·분석가와 이해관계자가 고객 여정을 구성하고 전략·개발·서비스 제공과 사용자 피드백을 연결했다.고객 여정 → 업무 흐름 → 기술 구현
영국 · 응급실 폭력·공격성 대응 / 과거 사례 [12]현장 연구로 과제를 정의하고 디자인팀과 NHS 병원이 공동 설계한 해결안을 현장에서 시험하는 과정을 제시한다.행동·서비스 환경 → 공동 설계 → 시험

기업 사례는 기업이나 공급자가 설명한 활동이며 독립적인 성과 평가가 아니다. 과거 사례를 최신 연구로 소개하지 않는다. 이 표는 조율과 협업을 보여주지만, 디자이너가 전 부서의 결정권을 가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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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다시 물어야 할 것은 참여 순서다.

국내에도 디자인을 고객 경험과 개발 과정으로 연결하는 사례가 있다. “한국은 그림, 해외는 전략”이라고 나누면 현실을 놓친다. 우리 회사에서는 디자인이 언제 참여하는가. AI를 활용하는 업무에서도 고객의 문제와 구현 조건을 함께 검토하는가. 더 많은 표현을 만들기 전에 물어야 할 질문이다.

이 글에서 브랜드디자인경영, 브랜드디자인매니지먼트(Brand Design Management, BDM)는 브랜드의 약속과 실제 경험을 연결하는 저자의 관점으로 사용한다. 일반 디자인 연구가 이 관점이나 특정 BDM-OS의 효과를 검증한 것은 아니다. 2부는 그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과 조직의 조건을 다룬다.

고객은 회사의 조직도를 보지 않는다. 그 조직이 함께 만든 경험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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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와 해석의 범위.

핵심 문헌은 [3]의 2025년 발행 보고서다. 2026년 3월 페이지 갱신을 새 연구로 보지 않는다. [5]~[8]은 정의와 공식 접근, [9]~[12]는 프로젝트 설명이다. 한국 기업의 인식 분포나 AI 도입의 인과 효과를 조사한 글이 아니다. 컨덕터 역할과 참여 구조에 대한 결론은 저자의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