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우리보다 AI에게 먼저 물을 수 있습니다.
“나한테 맞는 건 뭘까?” 고객이 AI에게 묻습니다. 몇 가지 제품이 답에 등장합니다. 우리 홈페이지에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비교는 벌써 시작됐습니다.
기업은 AI의 답에 이름을 넣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름이 나온 다음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저는 세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우리를 고를 이유, 그리고 선택한 뒤에도 지켜지는 약속입니다.
고객이 상품을 찾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Salesforce는 2026년 9월 30일, 쇼핑을 시작할 때 에이전트 기반 검색을 이용하는 비율이 전년 대비 200%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보고한 증가율입니다. 전체 소비자 가운데 몇 명이 이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는 아닙니다. 이 발표도 AI로 제품을 찾는 일과 주문·결제까지 모두 맡기는 일을 구분합니다. 후자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1]
모두가 AI에게 쇼핑을 맡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눈여겨볼 것은 고객이 첫 질문을 던지는 곳입니다. 우리는 홈페이지 첫 화면을 고치고 있는데, 고객은 다른 곳에서 우리와 경쟁사를 비교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이 나왔다고, 선택받은 것은 아닙니다.
가격은 얼마인가. 어디에 쓰는가. 언제 도착하는가. 쓰던 제품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려보낼 수 있는가. 고객이 알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답이 빠져 있거나 채널마다 다르면 비교부터 어려워집니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정보만 정리하면 AI가 우리를 먼저 추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다음에는 더 어려운 질문이 남습니다. 왜 우리인가. 누구에게는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인가. 누구에게는 아닌가. “누구에게나 최고”라는 말은 자신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선택을 돕지는 못합니다. 우리를 고를 이유는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추천은 시작입니다. 경험은 그다음입니다.
가령 AI가 배송이 빠르다는 이유로 한 제품을 추천했다고 해봅시다. 고객은 주문을 마쳤습니다. 그제야 자기 지역에는 늦게 도착한다는 안내를 받습니다. 실제 사례가 아니라, 설명과 서비스가 어긋나는 상황을 가정한 것입니다.
고객은 AI를 탓할 수도, 판매한 회사를 탓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추천받았다는 사실이 실망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고객을 끌어온 문장이 오히려 불만의 이유가 됩니다.
브랜드는 설명을 잘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설명한 대로 해내야 합니다. 광고에 적은 배송일과 실제 배송일이 맞는지, 안내한 반품 조건을 현장에서도 지키는지. 고객이 확인하는 브랜드는 그런 곳에 있습니다.
“골라줘”와 “결제해줘”는 다릅니다.
AI에게 추천을 부탁하는 것과 내 돈을 쓰도록 허락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Mastercard도 2026년 9월 30일 공개한 자료에서 이를 다룹니다. 어떤 에이전트가 행동하는지, 고객이 무엇을 허락했는지, 어디까지 실행할 수 있는지, 거래와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 확인하자는 제안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체계이며, 모든 상황에서 효과가 입증된 표준은 아닙니다. [2]
기업이 살펴볼 질문도 복잡할 필요는 없습니다.
- 고객은 추천만 부탁했는가, 주문까지 맡겼는가?
- 가격이나 조건이 달라지면 고객에게 다시 묻는가?
- 원치 않은 주문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받는 절차가 분명한가?
- 문제가 생겼을 때 설명하고 해결할 창구가 있는가?
이 질문들은 제가 제안하는 점검 항목입니다. 법적 의무 목록이나 특정 AI의 기능 설명은 아닙니다. 일을 맡기기는 쉬워져도, 잘못됐을 때 바로잡기는 어려워져서는 안 됩니다.
답에 들어갈 이름보다, 답이 될 이유.
AI에 잘 보이려는 노력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면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문장을 더 만드는 일이 됩니다. 고객이 비교할 정보를 갖추고, 우리를 고를 이유를 설명하고, 선택한 뒤에도 그 이유가 맞았다고 느끼게 하는 일. 저는 브랜드가 먼저 준비할 것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AI는 우리 이름을 답에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선택한 고객에게 약속을 지키는 일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고객은 AI에게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이 브랜드를 골랐다”는 이유는 기업이 만들어야 합니다.
자료와 해석의 범위.
[1] Salesforce의 State of Commerce 제4판 관련 발표, 2026년 9월 30일. 방법론에는 20개국·13개 산업의 커머스 실무자 3,450명 조사(2026년 4월 10일~6월 4일), 37개국의 플랫폼 쇼핑 행동 분석(2024년 1분기~2026년 1분기), 8개국 소비자 4,689명 조사(2026년 5월 12~18일)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발표 본문에서는 소비자 수를 반올림하므로 이 글은 방법론에 적힌 정확한 수를 사용합니다. 이 자료로 한국 소비자 전체의 행동이나 특정 브랜드의 매출 효과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2] Mastercard의 Trust in agentic commerce, 2026년 9월 30일. 이 글은 공개 소개 페이지의 내용을 다룹니다. 백서 전체의 효과를 검증한 것은 아닙니다. 두 자료 모두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발표입니다. 이 글의 브랜드 전략과 운영 제안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해석입니다. AI 추천 노출이나 매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진다고 보장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