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경험할 장면에서 시작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더 많은 기능일까.
고장 난 제품 앞에서는 다른 것을 원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다. 언제 다시 쓸 수 있는지 알고 싶다. 같은 설명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하고 싶지 않다.
기업이 ‘오래 믿고 쓰는 제품’을 약속한다면, 바로 그 순간의 경험까지 설계해야 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AI 디자인전략은 책의 디자인 개념을 AI 활용 상황에 적용한 것이다. 기업이 제공할 가치와 소비자 경험을 정하고, 이를 가능하게 할 제품·서비스·조직·커뮤니케이션의 방향과 관계를 설계하는 선택을 다룬다. AI는 그 선택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
어떤 상태를 바꿀 것인가
수리 가능한 생활가전을 판매하는 기업을 가정해 보자.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다.
기업은 오래 쓰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런데 고장이 나면 수리 가능한지 확인하기 어렵고, 부품을 기다리는 기간도 알 수 없다. 상담은 친절하지만 고객의 불확실성은 남는다.
먼저 정할 것은 고객이 고장 이후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다. 예를 들어, 구매 전에 수리 지원 범위를 이해하고, 고장 이후에는 가능한 조치와 예상 일정을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그 목표에는 선택이 따른다. 모든 고장을 즉시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떤 제품을 어디까지 지원할지, 확인되지 않은 일정은 어떻게 설명할지를 정해야 한다. 좋은 의도를 기업이 실제로 제공할 경험의 범위로 바꾸는 일이다.
약속이 제품과 서비스의 관계를 바꾼다
브랜드전략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약속할지를 정하는 핵심 방향층이다. 디자인은 그 가치가 경험되도록 필요한 방향과 관계를 설계하는 행위다. 책은 두 개념을 이렇게 연결한다.[1][2]
‘오래 믿고 쓰는 제품’이라는 약속을 선택했다면 다음과 같은 설계 질문이 생긴다. 이 표는 책의 개념을 가상 상황에 적용한 제안이다.
| 설계할 관계 | 결정해야 할 질문 | 검토할 상충 조건 |
|---|---|---|
| 제품과 수리 | 부품을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게 어디까지 설계할 것인가? | 크기·외관·제조 원가와 분해·교체의 용이성 |
| 판매와 지원 | 구매 전에 지원 범위와 예외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 간결한 구매 과정과 충분한 사전 이해 |
| 부품과 서비스 | 어떤 부품을 어떤 기간·지역에서 제공할 수 있는가? | 재고 부담과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 |
| 상담과 실제 일정 | 상담의 안내는 어떤 운영 사실에 근거하는가? | 빠른 답변과 확인된 정보의 정확성 |
| 지원의 종료와 다음 선택 | 지원이 어려울 때 어떤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 | 기업의 비용, 고객 부담, 약속한 가치의 유지 |
제품을 더 작게 만드는 선택이 수리를 어렵게 한다면, 그 상충을 어느 기준으로 받아들일지 검토해야 한다. 모든 장점을 동시에 가지겠다는 선언만으로는 디자인전략이 구체화되지 않는다.
AI는 어떤 선택을 검토하도록 도울 수 있는가
AI는 고객 문의에서 반복되는 불편을 분류하고, 여러 서비스 대안을 제시하고, 선택마다 확인할 위험을 질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교체 중심 지원과 수리 중심 지원을 비교할 때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한지 정리하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가 작성한 비교표의 비용과 예상 일정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부품 공급 조건, 기술적 제약, 고객의 사용 환경은 담당 전문가와 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가상의 소비자 반응을 실제 조사 결과처럼 다뤄서도 안 된다.
책은 AI가 방향설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I는 실행만 하고 사람은 전략만 한다”는 구분을 채택하지 않는다. AI가 제안한 대안을 회사의 약속으로 채택하는 권한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 남는다. (국문 46~47쪽, 영문 73쪽)
표현은 설계한 경험을 전달한다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할 가치를 정하면, 아트워크는 그 방향을 소비자가 보고 느낄 수 있게 구현한다. 수리 지원의 범위를 이해하게 만드는 정보의 위계와 시각적 표현도 전문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
수리 가능한 구조, 부품 공급, 서비스의 연결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시각적 표현만으로 그 경험을 제공할 수는 없다. 반대로 운영이 준비되어 있어도 표현이 이해를 돕지 못하면 고객은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
책에서 디자인과 아트워크를 구분하는 이유는 어느 쪽의 전문성을 낮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무엇을 설계하고 무엇을 구현하는지 명확히 하면서 두 역할을 연결하기 위해서다. (국문 43~44쪽, 영문 69~71쪽)
경험이 달라졌는지 확인한다
수리 지원의 일부를 시험한다면 고객이 겪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구매 전에 지원 범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고장 이후 가능한 조치를 알게 됐는지, 안내된 일정과 실제 처리가 얼마나 어긋났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비용과 운영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한다. 고객 경험이 개선되더라도 기업이 지속해서 제공할 수 없는 구조라면 설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수치가 좋아졌다고 AI나 디자인전략만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음 회의에서는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우리가 선택한 가치 때문에, 고객이 겪는 어떤 장면이 달라져야 하는가?”
그 장면을 설명할 수 있다면 제품에서 바꿀 것과 서비스에서 연결할 것,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책과 이어지는 질문
『AI 시대, 마케팅팀은 사라진다』 4장은 디자인을 목적·방향·관계의 설계로 설명하고, 브랜드전략과 브랜드디자인경영, 아트워크의 역할을 구분한다. 이 글은 그 구분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설계할 때 생기는 선택과 상충을 살펴봤다.
근거와 범위
1. 최승위, 『AI 시대, 마케팅팀은 사라진다』, 제공된 BOOKK 국문 인쇄용 내지 최종수정본, 4장 43~47쪽. 2026-09-26 PDF 원문 대조. 2. Seoung Wi Choi, No More Marketing Teams, 제공된 영문 하드커버 KDP 업로드용 178쪽 내지, Chapter 4, pp. 68–74. 2026-09-26 PDF 원문 대조.
책의 디자인·아트워크 구분은 저자의 실천적 용어법이며 학계·산업계의 보편적 표준을 선언하지 않는다. 이 글의 ‘AI 디자인전략’ 설명, 수리 지원 사례, 표와 점검 방법은 책을 바탕으로 확장한 제안이다. 책에 실린 기업 사례나 검증된 성과로 제시하지 않는다.
